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번호 : 1490      이름 : 노동자      올린날 : 2007-08-20     조회수 : 2197     홈페이지 : 없음     
제목 : [펌] 누이야
   



누이야


- 이랜드노조 어느 누이들에게 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/김 치 문


누이야

십몇 년 일하고 80만 원도 못 받는 우리 누이야




"겉은 멍이, 속은 악밖에 안 남았다."며

말문 덮쳐오는 속울음 꾸역꾸역 삼키면서

한마디 한마디 당차게 말을 이어가는

여전히 수줍기만 한 우리 누이야




언젠지는 이제 기억도 없지만

돈벌러 서울와서 평생을 ‘공순이’로 천대받고

늦어도 고등학생, 대학생 아들 딸 키우면서

“야야 니들은 저리 데모질 하면 안된다이~ 내말 알아묵겄냐이~” 하셨다는

80년 광주, 아아 그 잊을 수 없는 사무침이 더 맴에 못 박혔을, 

남도 어디메 구수한 말투의 우리 누이야




파업투쟁 몇 달만에

어디서 배웠는지 저렇게도 어려운 몸짓을

힘차게, 당당하게, 그 누구보다 멋드러지게 추어대는 또다른 누이들아

그래그래 누이야, 춤은 기교가 아니제, 

한이 있어야 그 한을 풀 신명이 나제, 암 그라제 




우리 꿈은 별 거 없어

생리현상 참으며 로보트되지 않아도 되는 세상

최소한, 치솟는 물가 세금만이라도 따라잡는 월급받는 세상

3개월 지나, 6개월 지나, 아 또다시 9개월 지나

한철 파리목숨으로 가슴졸이며

언제 짤릴 지 몰라 바들바들 떠는 직장아니라

해고걱정없이 안심하고 일이라도 할 수 있는 세상,

그게 전부야

거창한 다른 거 우린 바라지도 않아




‘더 이상 못 살겠다.’ 고 일어선

비정규직 노동자들 함성이 지천을 흔드는 이밤

백날 교육해도 주춤주춤 내 코가 석자던 정규직노동자도

한동안 많이 보이지 않아 마음 걱정했던 청년학생들도 오고

사랑하는 민주노동당원들도 깃발처럼 모여들어

누가 뭐라 하지 않아도 다같이 하나되는 아름다운 이밤,




오늘 나

누이들에게서 노동운동 다시 배우네요

처음부터 다시 배우네요 





* 07년 8월 18일. 
상암 홈에버 매출 ‘0’ 투쟁집회에서
이랜드 누이들 힘찬 호소와 몸짓을 보며.

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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